[102] 기술영업의 꽃 - 플랜트 프로젝트 (1) 기술영업의 비밀

2008/02/2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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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는 국내 플랜트 건설 Eng사로 부터 아프리카의 대형 플랜트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inquriy를 받았다.

우리회사는 verdor list에 들어가 있지 않지만 A회사와는 늘 거래하는 회사 이어서 RFQ (request For Quotation) 를 받을 수 있었다 . 견적을 작성해 보니 5건의 inquiry를 묶어  25억의 견적이나왔다.


처음 수주 프로젝트에 대해 접하는 분을 위해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 절차와 기본 용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조금 지겹겠지만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유심히 읽어 보시길 권한다.


플랜트 프로젝트(plant project)라고 하면 예를 들어 해상 유전 탐사 설비, 대형 정유 공장, 화학공장 과 같은 공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일반 토목, 건축 프로젝트와는 구별된다.

플랜트 프로젝트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건설에 참여 할 수있을 뿐 아니라 아무나 참여할 수 없는 것이므로 국내 플랜트 엔지니어링회사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일본도 매우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높아서 한국 업체의 경쟁력을 당하질 못한다.

중국은 아직 플랜트 엔지니어링을 수주 할 만한 기술이 부족해서 요즘 한국의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는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먼저 프로젝트 오너(project owner) 가 있다. 오너(owner)는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발주처이다. 이들은 본인들의 자금을 가지고 공장을 건설하기도 하지만 대규모 펀딩(funding)을 일으켜서 공장을 짓기도 한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한참 진행되다가도 funding에 문제가 생겨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에 필리핀에서도 대규모 화학공장 플랜트 프로젝트가 있었으나 자금 문제로 더이상 진행되질 않았다.


오너(owner)는 최종 사용자(end user)인데 이들은 설비를 사용할 줄은 알지만 건설하는 방법은 모르기 때문에 대개 인증된 공정을 가지고 있는 Lincensor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Lincensor란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독특한 공정 기술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말한다.  생산하는 공정이 범용 기술인 경우 라이센서가 없는 경우도 있다.


다음 단계로 오너는 공장을 건설하는 설비 건설 업체를 선정하게 되는데 이러한 설비 건설업체를 가리켜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라고 한다. 국내에는 삼성ENG, SKENC, 대림엔지니어링 등 여러 업체들이 있다. 오너가 플랜트 엔지니어링 업체를 선정 할 때는 대개 국제입찰에 붙이게 된다. 그러면 세계의 유수한 엔지니어링업체들이 서로 경쟁하게 되는데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국의 업체들이 우수한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많이 수주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약칭해서 엔지니어링 업체라고 부르고  보다 정확히는 AE&C (Architecture, Engieering & Construction) 라고도 부른다. 외국에서는 EPC (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업체 라고 부른다.


여기서 전문 기술 장비/설비 업체들이 어떻게 이 프로젝트에 관여되는지 살펴보자.

공장을 지으려면 수많은 전문 장비와 설비, 부품 그리고 토목,건설업체들이 관련된다.

우리 같은 기술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관여된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프로젝트 오너로 부터 수주를 하기 위해서는 입찰에 참가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프로젝트에 대한 견적을 뽑아야 한다. 자신들이 직접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견적을 산출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와 같은 기술영업하는 사람들을 불러 견적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때 제출되는 견적은 예가용 견적이므로 만약 해당 엔지니어링 업체가 수주 경쟁에서 실패한다면 제출된 견적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대개 예산을 잡기 위한 견적은 상세하게 잡지 않고 적당히 견적을 만들게 된다.


만약 이 엔지니어링 업체가 수주를 하게 되면 실제 수주된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한 견적서를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 한다. 이때 제출하는 견적서는 당연 , 상세하고도 정확한 견적이 제출되어야 한다.


드문 경우지만 수년 전에 실제 있었던 일이다. 국내 모 엔지니어링 업체가 먼 외국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그리고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견적을 다시 받아보니 자신들이 수주한 금액이 실행가 보다 훨씬 낮아 엄청난 손해를 본적이 있다. 워낙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발생한 일이었고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할 경우였다.


예가를 잡기 위한 견적을 잡을 때는 엔지니어링 업체에서는 여러 업체에 견적을 요구하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수주한 후 실행을 위한 견적을 잡을 때에는 반드시 2-3개 이상의 업체에 견적을 요구하게 된다.  

Vendor List라는게 있다.

특정 라이센스가 있는 공법으로 공장(플랜트)을 짓는 경우 해당 Lincensor가 인증해 주는 각 장비나 설비 품목에 대하여 자격을 갖춘 공급업체들의 명단을 말한다.

만약 엔지니어링 업체가 라이센서 없이 자체 설계로 공장을 짓는 경우는 vendor list에 우리 회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견적을 제출할 수 있지만 라이센서가 지정한 업체가 아니라면 견적을 제출하더라도 후에 라이센서로 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고 이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에는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사가 견적을 요청해올 경우 우리 회사가 vendor list에 포함된 업체인지 아닌지 확인 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센서의 특정 공법이라 하더라도 vendor list자체가 없는 아이템도 있다. 이 경우 누구든 엔지니어링사의 발주에 참가 가능하다.


엔지니어링 사는 on job (엔지니어링사가 수주를 한 경우) 이 되면 vendor lsit에 있는 업체들을 위주로 실행 견적을 요청하게 된다.


업체들로 부터 견적을 받으면 기술 검토(TBE) 와 가격 검토(CBE)를 하게 되는데 최종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은 회사마다 건건이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처음으로 되돌아 가 보자

우리 회사가 A엔지니어링 업체로 부터 on job된 아프리카 프로젝트에 대한  견적요청을 받고 견적을 제출 하였고 1차 사전 심사를 통해 적격업체로 분류되어 미국에서 열리는 기술검토회의와 가격검토 회의에 참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미국에서 열리는 입찰적격업체 선정 회의에는 엔지니어링사, 그리고 오너가 지명한 설계 검토 컨설팅업체 직원 그리고 우리 회사등 3개사가 참여하여 심의를 한다고 했다.


우리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수주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약점

1. 경쟁사는 3개업체로 요약되고 정보에 의하면 우리의 가격은 경쟁사보다 30%이상 높은 편이다.

2.  vendor list에는 우리 이름이 없다.

장점

1. 우리는 국내에서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고 타 경쟁사는 해외에서 제작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엔지니어링사의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엔지니어링사 구매부에서는 만약 우리가 수주 한다면 자신들이 선호하는  국내 제작업체를 지정해주겠다고 까지 했다.

2.  유사 설비에 대한 과거 공급 실적이 있으므로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

3. 기술적인 사항 중에 까다로운 것이 있어 경쟁사가 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기술적으로 맞춰줄 수 있다.

4. 정보에 의하면 우리는 다섯개 package모두 견적을 햇고 경쟁사는 주요 설비만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엔지니어링 사는 당연히 모든 설비를 공급할 수 있는 우리를 더 선호할 것이다.


직원들과 같이 검토 한 후 몇가지를 더 추가 하였다.

1. 기술적인 우위에 있는 아이템을 더 부각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 있는 이 분야 specilist를 보내 줄것을 미국본사에 요청하기로 했고. 실행되었다. 아무래도 미국사람들에게 기술적인 장점을 부각시켜야 하는데 우리 직원들의 영어도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을 것 같아 미국 본사의 지원을 요청하였다.

2. 국내에서 제작한다는 점을 엔지니어링사의 한국 직원들에게 사석에서 만날때 마다 더욱 강조하기로 했다.


두사람의 직원이 일주일간의 미국 출장을 떠났고 결과는 완패였다.

돌이켜 보면 너무나 엉성한 수주 전략이었고 부끄러운 역사로 남게된 일이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처음부터 차근차근 따져보자. 

왜 수주를 실패했는가

1. 가격이다

엔지니어링사는 가격에 매우 매우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민감하다.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다면 무조건 그쪽으로 간다.

사실 이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므로 오히려 그 중요성을 간과하였다.

30%나 비싼 가격을 제시한 업체에게 발주를 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단지 좀 안다고 발주를 해 주진 않는다.

왜그렇게 엔지니어링 사가 가격에 민감한가. 그들 또한 가장 저가로 프로젝트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모 엔지니어링사는 라이센서가 특정 업체를 지정하여 반드시 사용할 것을 요구 하더라고 예산이 부족하다면 강력이 라이센서나 오너를 설득하여 대체품을 구매하곤 한다.


처음부터 우리는 고가인 제품을 제시한 것이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선 보다더 분명한 전략을 수립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기술,가격협의 미팅에 초청 받았을때 엔지니어링사에 가서 이렇게 미리 요청했어야 했다.

- 사실 좀 도움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TBE에 초청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경우 외국 출장을 업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출장 허락을 받기 위해선 보다 명확하게 고객님의 의사를 알아야만 합니다. 우리가 가격이 30~50% 이상 고가에도 불구하고 수주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저희 상사분은 우리 가격이 고가이므로 가봐야 안될거라고 하시며 출장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 고객님 사실 저희가 우리 경쟁업체에 대해 좀 아는데 우리보단 가격이 거의 절반가격입니다.

우리는 들러리만 서는 것으로 보이는데, 들러리 서기 위해 미국가지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좀 확인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단지 미국에 출장 간다는 욕심에 사로 잡혀 무조건 수주 가능하다고 상사에게 주장한다면 이런 어이없는 일이 없을 것이다. 또 아무 생각없이 미국에 출장가서 TBE만 하면 수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도 역시 너무나 순진한 생각일 것이다.


우리 직원이 미국에 가서 엔지니어링사 의 구매부 직원에게 우리 가격이  30%이상 높으니까 가격을 낮춰주면 우리랑 계약할 수 있다는 말에 아니 처음부터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좋았을 텐데요 하고 반문하니 자신들은 우리 견적이 터무니 없이 가격이 높아 아마 견적 작성시 실수 했을 거라고 추측하였고 CBE를 할때 바른 가격을 줄것으로 믿었다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2. 수주를 실패한 다른 이유는 정보이다.

프로젝트 수주의 경우 대개 금액이 높다.  한마디로 장난이 아니란 거다. 모두가 다 진지해 진다는 거다. 한 두 마디 말이나 설득으로 구매 의사 결정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방위적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영업을 전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1) Project 가 real한 것인지- funding 에는 문제가 없는지

(2) Licnesor가 누구인지. Owner가 누구인지

(3) 우리가 vendor list에 있는지, 없다면 추후에 owner의 승인이 가능한지

(4) 경쟁업체는 누구인지, 각자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5) 가격 만으로 결정하는 엔지니어링 사 인지, 아니면 가격이 좀 높더라고 기술적인 advantage를 인정해 줄 수 있는지

(6)우리에게 할당된 예산은 얼마이며, 경쟁업체의 가격은 얼마인지.

(7) 우리의 기술적인 advantage를 appeal 할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

(8) 엔지니어링사가 가격 중심으로  업체를 선정한다고 하면 , end user(owner)에게 영향을 끼쳐 우리 회사를 단독으로 지명할 수 있는지- 이것이 가장 중요한 요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초기 단계에서 포기하는게 옳다.

(9) 고객 업체 내부에 우리를 지원해 주는 우군이 있어야 한다.


A엔지니어링 사의 프로젝트의 경우 우리는 먼저 vendor lsit에 들지도 않았다. 후에 프랑스직원의 힘을 빌려 vendor list에 등록을 할 수 있었다.

기술적인 advantage를 인정해 주는 엔지니어링사가 아니었다. 단지 가격만으로 결정하는 것을 가볍게 여긴 것이 실수 였다.

End user로 부터 전혀 supprot를 받지 못한 것도 패인의 하나  였다.

고객 업체 내부에서도 우리를 전적으로 지원해 주는 우군은 없었다. 단지 서로 아는 사이 정도의 관계 였던 것이다. 이 정도 관계이면 어느 정도 줄수 있는 정보만 우리가 얻을 수 있고 진짜 알짜 정보는 얻을 수 가 없는 것이다. 정보 없이 프로젝트를 수주 한다는 것은 마치 앞 못보는 사람이 바늘찿기 일 정도록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사실이 이럴진대 일찍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것이 더 많은 출혈을 줄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혹시하는 생각에 끝까지 따라 갔다가 역시 하곤 물러서 버린 것이다.

들러리 신세 인줄은 깨닫지 못한 채 마치 신부인양 착각하고 결혼식장에 들어선 형국이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불리한 전세를 돌릴수 있는 유일한 한가지 방법이 바로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인간관계이다. 미국에 간 우리 직원들이 미국에 있는 한국인 구매부 직원들을 불러내어 최대한 사적인 자리에서 설득할 수 있었더라면 혹시나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마지막 방법은 시도되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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